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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경기도의 역사와 문화 윤한택 인하대학교 연구교수 2015.11.06


경기도의 역사와 문화



경기도는 구석기, 신석기 등 선사시대부터 한강과 임진강을 낀 비옥한 평야지대에서 일찍이 문명을 일구어내었고, 고대에서는 삼국의 쟁패지로서 중요한 전략적 거점으로 기능하였으며, 중세에서는 문벌귀족, 권문세족, 신흥사족의 근거지로 국가 경영의 중심을 이루어 왔고, 그 말기에 이르러서는 자생적으로 근대화의 싹을 키워온 거점이기도 하였다.

이러한 역사적 저력은 그 기후, 지리적 자연 환경에 크게 의존하였다. 기후는 북부의 한대성 기후와 남부 열대성 기후를 이어주는 점이지대를 이루면서 4 계절이 뚜렷하여 적절한 긴장을 동반하면서도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주고 있다. 산맥과 수계를 바탕으로 한 지형은 크게 큰고 작은 집촌들이 분포하는 해안 지역, 상대적으로 촌락 발달이 미약한 산악 지역, 도시적 규모의 큰 취락으로까지 발전해 간 중간 지역으로 나뉘어져 각기 독특한 풍모를 드러내고 있다.

지리, 기후적 특성은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물자를 수송하는 도로와 수로의 발달을 가져와 삼국 시기부터 오늘날까지 우리 역사에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해 왔다. 즉 경기도를 관류하고 있는 한강과 임진강은 동북 산지와 서해안, 남부 지방과 북부 지방을 연결해주는 수로였고, 특히 한강은 한반도 중앙부를 동서로 연결하는 수로였으므로, 일찍부터 이들 지역 사이의 물자를 수송하는 교통로로 활용되었다. 또 조선왕조 개국 이래의 서울을 중심으로 한 X자 형 도로망은 이전의 도로 체계를 정비, 강화하여 오늘날 중요도로의 바탕이 되었다.

경기도에서 물자 수송을 담당하는 교통로와 더불어 교환 공간으로서의 시장도 독자적인 민족 생활체의 유통 공간을 형성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17, 8세기에 걸쳐 서울, 개성, 수원 등지에서 전국적인 상업망을 가진 도시 시장이 성장하였고, 조선 전, 중기를 통하여 상업적 농업 생산물의 일상적 교환 공간으로서 나타나기 시작한 지방 장시는 경기도에서는 임란이후 급격하게 성장하여 18세기에는 101곳에 5일장이 열릴 정도에까지 이르렀다. 이렇게 도시 시장과 지방장시가 성장하여 상품유통량이 증가함에 따라 17세기 이래 포구는 점차 상업 중심지로서의 기능을 강화하여 갔는데, 특히 경강포구의 성장이 현저하였으며, 여기에는 객주, 선상 등이 모여들어 쌀, 생선, 소금, 땔감 등에 대한 상업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였다.

경기도는 또한 이러한 역사적 배경, 산업 구조, 자연 환경, 유통 구조를 가지면서 독자적인 생활, 정신, 예술 문화를 일구어 왔다. 이 지역의 가옥은 관서, 관북, 호서 지방의 형식이 혼재하였으나 그 위치, 목재, 기술적 조건이 어우러져 개성, 서울 등지를 중심으로 발달하기 시작한 도시형 건축문화가 주변지역으로 확산됨으로써 경기형인 ㄱ자형 가옥(곱패집)이 성립되었고, 이것이 점진적으로 기존의 가옥문화권을 잠식하여 경기형 또는 중부형 가옥문화권이 형성되었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생활필수품은 주로 자급자족하였으나, 특수 용품은 서울에서 구입하였으므로, 의생활에 있어서도 빈부나 계층, 신분의 차이에 따라 뚜렷한 토착성이 나타나지만 일반민의 경우에는 의례복을 제외하고 대부분 고유 한복의 기본 형태를 유지해 왔다. 경기도에서는 논농사와 밭농사가 고루 발달하여 곡물과 채소가 풍부하고 서해안에서는 생선과 새우, 굴, 조개등 해산물이 많이 잡히며, 한강, 임진강에서는 민물고기와 참게가 많이 나고, 산간에서는 산채와 버섯 등이 고루 나서, 땅, 바다, 강, 산의 산물을 고르게 음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경기도 예술문화의 독자성은 마을 단위의 굿인 도당굿에서 현저하게 드러난다. ‘화랭이’라고 부르는 세습 남자 무당과 무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춤과 장단은 한국 전통문화의 진수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며, 무속에 딸린 무가도 풍부하다. 민요는 황해도 수심가 토리, 강원도 메나리조, 충청 전라 민요 선율, 서울 본디 경토리 등이 다양하게 확인되는데, 특히 논농사 기능요의 발달이 현저하고 마을마다 탁월한 선소리꾼이 존재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각 마을에서는 산신 신앙, 도당 신앙, 서낭당 신앙이, 가정에서는 성주, 터주, 제석 신앙 등 다양한 신들이 모셔지고 있다. 고려, 조선 수도 소재 지역임에서 오는 왕릉, 사찰, 향교, 서원, 사우, 관방 시설의 존재, 근대로의 길목에서 변화와 대립의 현장인 실학, 개항, 천주교 등의 유산의 존재 등도 경기도를 특색 있는 지역으로 만드는 주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렇게 경기도의 역사, 생산, 자연, 유통, 문화는 전체 역사 시대에 걸쳐 한국 민족문화의 중심부를 이루면서 그 독자성을 바탕으로 이웃 사회를 조화롭게 수용하면서 그 생명력을 유지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 한편 우리 민족이 근대사회의 길목에서 그 저력을 충분히 성숙시켜내지 못하고 일본을 포함한 서구 열강에 의해 식민지로 전락하기 시작하면서 불균등 성장과 동전의 양면을 이루는 종속과 분단의 상징적 지역 중 하나로 경기도가 자리 잡게 된 것도 사실이다.

이제 경기도가 면면하게 이어온 고유한 생명력을 새롭게 발휘하여 왜곡된 근대의 약탈적 성장 구조를 끊어내고, 창조적 균형 체제를 새롭게 구축해가야 할 때임이 명백해졌다. 그 체제는 지난 세기 과학 기술을 바탕으로 한 생산력의 발달을 전제하면서도, 그 약탈적 성격을 창조적 형태로 변화시켜나갈 예술과 경제, 문화와 산업의 결합을 통한 다품종 적량생산의 모습을 띠게 될 것이다. 그것은 또한 그 실현 공간, 실현 주체의 측면에서도 지역별, 산업별 생산자 연합체에로의 발전 전망을 계승하는 것으로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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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6.101 2015-11-18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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