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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한국의 세시풍속 이관호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 2012.5.30
농경문화 속에 싹튼 한국의 세시풍속



1. 세시풍속이란?

세시풍속(歲時風俗)이란 해마다 일정한 시기가 돌아오면 관습적(慣習的)으로 되풀이하여 행하는 특수한 생활행위(生活行爲), 즉 주기전승(週期傳承)의 의례적(儀禮的)인 행위를 가리킨다. 이는 개인적 행사가 아닌 주로 집단적 공동관습(共同慣習)으로 이루어진다. 세시풍속은 흔히 연중행사라고 부르지만 예로부터 세시(歲時), 세사(歲事), 또는 월령(月令), 시령(時令)이라 불러 그 시계성(時季性)을 강조하였다. 세시풍속일은 절일(節日) 즉, 명절(名節)로서 연간 생활과정에 리듬을 주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 박차를 가하는 소위 생활의 악센트와 같은 역할을 해 왔다.



따라서 여기서는 우리나라 세시풍속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형성되어 왔으며, 어떤 성격으로 전승되고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이들 세시풍속의 기초가 되는 절기와 농사력에 대한 이해를 통해 주기적 의례인 한국 세시풍속의 특징과 전승양상, 그리고 월별 세시풍속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2. 세시풍속의 형성 및 성격

한국의 세시는 대체로 이 땅의 생산력이 단락질 때마다 매년 주기적으로 회전반복(回轉反復)되는 농경의례(農耕儀禮)를 모태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1년을 통하여 생산노동(生産勞動)의 과정과 그 중간에 해당하는 휴식적 과정이 지역의 풍토에 맞게 전승적으로 형성된 것이 세시풍속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명절도 대체로 계절에 따라 그 행사내용이 결정된다. 그것은 다시 농업 생산 활동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월령(月令)에 의해 달마다의 행사내용이 정해진다. 따라서 명절행사는 농작(農作)의 개시(開始), 파종(播種), 제초(除草), 수확(收穫), 저장(貯藏) 등 생산 활동의 계절적 변화를 나타내는 것이 대부분이다. 연중행사는 인간의 단조로운 생활과정에 리듬을 주었고 동시에 질서를 주었다.



이러한 세시풍속은 신년제(新年祭)로 시작하여 섣달 그믐날의 종료제의(終了祭儀)에 이르기까지 1년 내내 각종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 목적은 풍요(豊饒)와 제액초복(除厄招福), 무병건강에 두고 있으며, 이들은 제의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봄이 시작되는 때에는 그 해의 풍년을 기원하고, 가을의 수확 때에는 이것을 감사하는 등 주술적 의례(呪術的 儀禮)의 성격이 강하다.





또한 세시풍속은 다음과 같은 속성을 갖는다. 첫째 해마다 반복되는 주기성을 갖고, 둘째 제액초복으로 풍요와 건강을 기원하는 생존의 문제이며, 셋째 이러한 기원을 신성(神聖)에 의존하는 신성성(神聖性)의 속성이 있다.



3. 절기와 농사력

가. 음력과 양력

인류가 역법(曆法)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달력은 태양과 지구, 달의 변동에 따라 만들어진 것으로 관측의 대상에 따라 태음력(太陰曆)과 태양력(太陽曆), 태음태양력(太陰太陽曆)의 세 가지 기준으로 나눌 수 있다.



1) 태음력 : 순태음력(純太陰曆)

○ 달의 운행을 기준으로 삼아 삭망주기 29.53059일을 1주기(週期)로 차고 기욺

- 삭(朔) : 태양-달-지구가 일치할 때 초하루

- 망(望) : 태양-지구-달이 일치할 때 보름

○ 30일과 29일을 교대로 배치하고, 12개월을 1년으로 하는 초보적인 달력

○ 회교권 : 종교적인 이유로 이슬람문화권에서 현재까지 사용. 윤달을 사용하지 않음. 계절과 달력이 점차 달라지는 결점이 있음. 회회력



2) 태양력

○ 현재의 양력(陽曆)

○ 태양의 공전주기인 365.2422일을 12달로 나누어 만든 것

○ 로마시대 기원. 율리우스력>그레고리력



3) 태음태양력

○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음력(陰曆)

○ 태음력(太陰曆)의 오류를 보완해서 윤달의 개념을 삽입하고 12절기와 12중기를 지닌 24절기를 역에 배당함

○ 태양 공전주기 365.2422일과 달의 공전주기 354일의 차이 11.25일

○ 이를 보완하기 위해 19년간 7번의 윤달을 넣어 대략 3년 정도의 간격으로 13개월의 1년을 만들어 계절과 역법을 일치시킴.

○ 삭망주기에 따른 생활 패턴을 기본으로 하면서 계절의 변화를 알게끔.

○ 농사 시기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 24절기(節氣)라는 지표를 가미



나. 윤달[閏月]

○ 19년 동안 7번의 윤달을 넣어 책력(冊曆)과 계절(季節)을 일치시킴

○ 이칭(異稱) : 윤월(閏月), 윤삭(閏朔), 윤여(閏餘), 덤달, 공달, 여벌달, 헛달

○ 윤달이 드는 빈도 : 5월이 가장 많고, 11·12·1월은 거의 없음. 3년에 한번씩 윤달이 듦

- 11월에는 윤달이 거의 안 들기 때문에 하기 싫은 일(빚 갚는 일)은 ‘윤동짓달 초하룻날 하겠다’라는 말이 있음



다. 월별 주요 농사일정 및 세시풍속







4. 세시풍속의 현대적 의미

이상에서 살펴 본바와 같이 세시풍속은 제액초복, 풍요와 건강을 기원하기 위해 해마다 치르는 주기 전승의례이다. 이러한 세시풍속은 해마다 반복되는 주기성, 풍요와 건강을 기원하는 생존의 문제, 이러한 기원을 신에 의지하는 신성성이라는 공통적인 속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세시풍속은 생산력과 농경의례을 모태로 하고 있는 만큼 상원을 전후로 해 행사되는 예축의례(豫祝儀禮), 단오를 전후에 실시되는 성장의례(成長儀禮), 그리고 수확기의 수확의례(收穫儀禮)와 관련된 행사들을 수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세시풍속은 지역적 자연환경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즉 북쪽에서는 단오를, 남쪽에서는 추석을 성대하게 치르는 예가 바로 그것이다.



끝으로 세시풍속의 연구는 역사적 맥락, 사회적 기능, 문화적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한국 세시의 특징과 구조, 의미를 밝혀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우리 고유의 세시풍속이 점차 서구문화의 맹목적 추종과 함께 생활문화의 변천에 의해서 소멸되어 가고 있는 시점에 보다 이를 계승․발전시키려는 노력과 슬기가 요청되는 때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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